이번 릴레이 인터뷰 주자인 ‘통영국제음악재단’ 이용민 대표에게 운영 전반에 대해 들어보았다.
- 통영국제음악재단 소개
저희 재단은 상당히 특이하게 탄생했다. 아무런 음악적 인프라 없이 단지 윤이상의 고향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2002년 통영국제음악제를 처음 개최했다. 2003년엔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2004년엔 TIMF(팀프)아카데미를 개최하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즌제 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엔 각 축제의 성공도 중요했지만 사실상 통영국제음악제를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한 생존전략이 숨어 있기도 했다.
2014년 음악당 개관을 계기로 기존의 축제 외 연간 기획공연, 교육사업, 악단 운영 등을 위해 지금의 재단을 출범시켰고 초대 대표로 국제공모를 통해 외국인 대표를 선임해 새로운 형태의 경영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저는 뒤를 이어 애호가 뿐만 아니라 시민들로부터 더 사랑받고 긍지를 드릴 수 있는 재단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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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민대표만의 통영국제음악재단 콘텐츠는
저는 올해 대표가 되기까지 거의 20년을 재단의 역사와 같이 해왔기 때문에 제 임기 동안 특별히 뭘 더해야겠다는 강박은 없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유능하고 열정 넘치는 동료들이 있어 이들이 본인이 하는 일들에 자긍심을 가지고 계속 동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통영국제음악제의 2대 사무국장으로서 음악제의 외형적 성장을 주도했고 음악당 건립에 이어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 통영유치 등 기반을 만드는 일에 역할 했으며 무엇보다 재단의 사업에 대해 꾸준히 지역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좋은 관계 맺기를 해 온 것이 내세울 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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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단의 정통성과 특장점
재단의 DNA 속에는 윤이상, 새로움, 차별성, 지역성 같은 것들이 녹아 있다. 윤이상 선생의 기념사업을 하는 곳은 아니지만 선생이 평생을 통해 실천했던 음악과 삶의 가치는 철저하게 존중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새로운 음악에 대한 투자와 시장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다른 음악축제나 공연장과는 확연히 다른 차별성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산업적으로 유용한 단계에 이르진 못했지만 공익적 성취만으로도 큰 성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통영이라는 지역성은 선생의 음악적 출발지이자 지금도 충분히 매력적인 접점이고 어쩌면 가장 강력하고 미래에도 유용한 요소가 아닌가 한다. 재단은 매우 실용적이며 분명한 정체성을 견지하고 있다는 게 장점으로 축제 조직으로 출발해서 그런지 현장상황에 강하며 허례허식이 거의 없는 건강한 조직이라 자부한다. 시의 출연기관이지만 일절 간섭하지 않고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행정과 윤이상선생에 대한 여러 관점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애정으로 지지해 주시는 대다수의 시민들 역시 특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재단의 윤이상에 대한 접근 방향은
누가 뭐라해도 윤이상 선생은 저희 재단의 출발점이다. 선생에 대한 정치적 해석 차이로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분단이라는 특수상황과 과도하게 좌우로 나뉜 정치적 지형을 감안하면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일 일도 아니라고 본다. 윤이상의 상징성은 동양과 서양, 남과 북의 통합적 지향에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저희는 음악적 성과 외에 이런 논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저희는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를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문화상품으로 가꾸어 가는데 진력을 다할 것이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윤이상에 제대로 다가가는 방법이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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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진행할 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에서도 올해 음악제와 콩쿠르를 성료했다. 기획공연 같은 단위행사와 달리 10일 이상의 기간 동안 많은 인원과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이 기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고 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 내년 20주년이 되는 2022통영국제음악제를 준비하고 있다. 진은숙예술감독의 취임 첫해라 안팎으로 기대가 크다고 느끼고 있다. 라인업과 프로그램은 이미 오래 전 마무리 되었으나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며 오픈 시점을 조율 중에 있다. 아울러 콩쿠르도 2023년 20주년을 맞아 내년엔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며 좀 더 경쟁력을 있게 아이디어를 다듬어 내년 가을 콩쿠르 시즌에 발표할 예정이다.
- 재단의 지향점은
저희 재단은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음악으로 특화된 기관이다. 디른 곳에선 예를 찾아보기 쉽지 않은 곳으로 통영은 인구 13만명 남짓의 작은 도시지만 천혜의 자연과 역사문화가 빛나는 매력적인 곳이고 많은 예술가를 배출해낸 예술가의 도시이다. 이런 자산을 바탕으로 2015년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로 인정 받으면서 공식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도시의 위상을 획득한 만큼 재단도 이런 도시의 특징과 강점을 충분히 살려 먼길 마다 않고 많은 분들이 찾는 ‘음악맛집’으로 구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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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 싶은 말씀은
윤이상이라는 인물콘텐츠와 현대음악 중심의 클래식을 메인 메뉴로 전을 펼쳐 온셈인데 심지어 목이 좋은 곳도 아니어서 여러 난관들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소명의식을 가지고 크고 작은 성취들을 이루면서 여기까지 왔으니 내친김에 욕심을 좀 내자면 잘츠부르크나 루체른 같은 꿈의 음악축제 그리고 세계 유수의 콩쿠르와 견줄 수 있는 제대로 된 음악제와 콩쿠르가 통영에서 실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20여년 전 아시아의 잘츠부르크를 꿈꾼다고 했을 때 공허하게 들렸던 얘기가 이제 그렇게 먼 예기는 아닌 것 같다. 통영을 넘어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역사를 써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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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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