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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연 전시 게임)

[갤러리] 살아짐은 사라지는 것

by 서울일보 2022. 6. 1.

어둠을 걸으며

 

여수 밤바다 / 김옥임 작가

 

 

 

[갤러리] 살아짐은 사라지는 것 - 서울일보

/살아짐은 사라지는 것어둠을 걸으며 살아진다. 기어이 살아진다. 고, 되뇌며 가슴 고랑 저 아래까지 깊게 파 내려가다가끝이 보이지 않아 처음을 바라보니 살아짐은 이미 사라져 자취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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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짐은 사라지는 것

어둠을 걸으며 
살아진다. 기어이 살아진다. 고, 되뇌며 

가슴 고랑 저 아래까지 깊게 파 내려가다가
끝이 보이지 않아 처음을 바라보니 

살아짐은 이미 사라져 자취가 없고 
가슴에 쇠스랑 자국만 흔적으로 남았네요

 

어둠은 고랑 사이로 자리를 잡고
함께 죽거나 살거나 끝을 볼 작정이고

마른 자국들 가끔 바람에 흔들리네요

흔들림은 그들대로 고랑을 훑어 오르고
수그러진 고개는 어둠을 또 파고 내려가네요

사라짐을 알아차렸어도 더 얼마나
살아짐을 묻으려 하는 걸까요

그러니까 세상의 경전들을 함부로 믿지 못하겠어요.

 

글 / 김춘성 작가


인천 연수 소래갯벌 / 최윤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