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장유유서 질서의 현대적 이해와 적용 전략

장석민(전)한국복지대학교 총장)

 

1. 장유유서(長幼有序) 질서의 문제점은 ?

인간은 갈등과 위험이 없는 안전한 사회에 살기를 원한다.

그러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인류는 법과 질서를 만들어 냈다. 장유유서 질서는 전통적인 사회에서 보편화 되었던 극히 자연 발생적인 법도였다. 민주사회로 발전되면서 평등이 강조되었고 수평적 질서가 더 보편화 되었다.

수평적 질서와 수직적 질서는 자연스럽게 공존 하지만 사회에 따라 강조점은 다소 다를 수 있다. 민주사회에서 수평적 질서를 강조 한다고 해서 수직적 위계질서가 필요 없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모든 질서는 시대적 요구에 맞아야 한다.

이점에서 장유유서 질서도 새 시대에 맞게 잘 적용되려면 새로운 해석과 인식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2. 장유유서 질서의 시원과 왜곡

장유유서(長幼有序)는 유교의 5가지 기본 덕목의 하나이다.

오륜(五倫)은 유교가 제시했던 인간관계의 기본 덕목으로써 우리가 오랜 역사를 통해 실천해온 것이다. 5개의 기본 덕목은 부모 자식 간에는 어진 사랑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부자유친(父子有親), 임금과 신하 간에는 정의로운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 간에는 남녀 구별의 예의가 있어야 한다는 부부유별(夫婦有別), 어른과 아이 간에는 차례와 질서가 있어야 된다는 장유유서(長幼有序), 친구 간에는 믿음이 있어야 된다는 붕우유신(朋友有信)으로 되어 있다.

그 가운데 장유유서는 나이순으로 위 어른을 존경하고 따르는 종적 질서를 기본으로 한다. 나이가 들수록 일반적으로 세상 경험이 더 풍부하고 판단력과 지혜가 높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다.

태고의 수렵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인류는 위험을 방지하고 효율적인 사냥과 채취 생활을 위한 위계질서를 만들고 결속된 공동체 생활을 영위 하였다.

이러한 원시 공동체에서는 사냥과 채취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족장으로 추대되고 질서를 유지 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렇게 결속된 공동체 질서 속에서 안전하게 성인들로부터 사냥과 채취의 기술을 배우고 성인식도 치르게 되었다.

장유유서 질서는 이러한 원시 공동체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사회 질서이다.

봉건시대를 지나 근대 민주주의 사회로 문명이 진화 되면서 평등이 강조되고 수평적 질서가 확대되는 시대를 열었다.

장유유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발생된, 생존과 안전과 결속을 위한 기본 질서였지만 군주 봉건 시대를 거치면서 정치적으로 왜곡되기 시작하였다.

봉건사회는 군주의 위력과 통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하여 장유유서 질서를 더욱 정당화하고 보편화하였고, 이로서 백성들을 억압하고 복종하게 하는 질서로 까지 변질시키기도 하였다.

봉건적 체제를 격파한 프랑스 혁명은 자유와 평등을 앞세운 수평적 질서를 강조하였다.

이러한 수평적 질서는 권력의 위계와는 무관하게 누구나 동동한 인격과 권리를 인정받게 만들었으며, 나이에 의한 종적 관계도 권력의 위계 관계처럼 인식하던 관행으로부터도 해방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상사나 위 어른들의 말씀과 지시에 꼼짝 못하던 시대로부터 하급자나 연소자의 자유로운 주장이 가능한 시회 분위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수평적 질서는 공평하고 평등한 민주 사회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3. 장유유서 질서와 수평적 질서의 상호 보완

장유유서 질서에 대한 봉건시대의 왜곡된 인식으로 말미암아 젊은 세대에서는 이를 구시대의 낡은 전통으로 무조건 거부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그러나 장유유서 질서는 긍정적 측면에서 보면 자연스럽게 윗세대의 내리 사랑과 아래 세대의 존경으로 세대 간 갈등을 예방하고 화합과 결속을 이루는 집단 질서로서 작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평적 평등 질서만을 최선의 근대적 가치로 인식하는 반면 장유유서 질서는 무조건 구시대의 가치로 지나치게 무시함으로써 심지어 사회적 혼란까지 벌어지게 만드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종적 질서인 장유유서는 수평적 평등 질서와...다음 내용 클릭

 

장석민 총장 소개

국립한국복지대학교 총장
한국직업교육학회장
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원(BIBB) 초빙 연구교수
한국진로교육 학회장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정책연구부장 / 진로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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